과거 내 삶은 벼랑 끝에 서 있었다. 대출을 받아 시작한 장사는 경험 부족으로 3년 만에 실패로 끝났다. 빚만 몇억이 남았다. (중략)
그러던 중 우연히 베란다 너머로 공원에서 홀로 뛰고 있는 한 젊은 여성을 보았다. 어스름한 저녁 무렵, 뒷모습이 만들어낸 실루엣이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다. 왼쪽 팔을 감싼 체육복이 실체 없이 펄럭이고 있었다. 한쪽 팔이 없어서 몸의 균형을 잡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온몸이 땀범벅이 되도록 뛰어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